관급자재와 사급자재, 무엇이 다를까 — 설계 시 유의점
발주처가 주는 관급자재와 시공사가 사는 사급자재의 차이, 그리고 내역서에서의 처리와 조달수수료를 설명합니다.
토목 설계 내역을 다루다 보면 같은 자재라도 "관급"과 "사급"으로 나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구분은 단순한 명칭 차이가 아니라 누가 자재를 조달하고 비용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의 문제라서, 잘못 잡으면 금액과 정산이 어긋납니다.
관급자재 — 발주처가 지급
관급자재는 발주처(관공서 등)가 직접 구매해 시공사에 지급하는 자재입니다. 레미콘, 상수도관, 일부 주요 자재처럼 규격이 표준화되어 있고 발주처가 일괄 구매하면 유리한 자재가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급자재는 발주처가 값을 치르므로, 시공사에게 지급하는 "도급액"에는 그 자재 구매비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설계 내역에는 관급 항목으로 명시해, 전체 공사에 그 자재가 얼마나 쓰이는지는 드러나도록 합니다.
사급자재 — 시공사가 구매
사급자재는 시공사가 직접 구매해 투입하는 자재입니다. 대부분의 부자재와 소모성 자재가 여기에 속합니다. 사급자재는 시공사가 값을 부담하므로 도급액(직접공사비)에 그대로 포함됩니다.
내역서에서의 처리
설계 내역에서 관급과 사급은 보통 열이나 구분을 나눠 표기합니다. 관급은 "관급자재대"로 따로 집계해 발주처 부담분을 분명히 하고, 사급은 직접공사비 안에 넣습니다. 이렇게 나눠야 도급액(시공사에게 지급되는 금액)과 관급자재대(발주처가 별도로 부담하는 금액)가 명확히 구분됩니다.
조달청을 통해 관급자재를 구매할 때는 조달수수료가 붙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수수료를 어느 쪽 비용으로 볼지 기준에 맞게 처리해야 정산에서 혼선이 없습니다.
왜 관급으로 뺄까 — 발주처 입장의 계산
자재를 관급으로 지급하면 발주처는 부가가치세와 간접비 구조에서 이득을 봅니다. 도급액에 포함된 자재비에는 간접노무비·기타경비·일반관리비·이윤 같은 승률 비용과 부가가치세가 차례로 붙는데, 관급자재대는 이 승률 계산의 바깥에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1,000만 원어치 레미콘이라도 사급으로 도급액에 넣으면 간접비와 이윤이 얹혀 최종 공사비가 더 커지고, 관급으로 빼면 자재값만 부담하면 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단가 통제입니다. 레미콘·아스콘·상수도관처럼 조달청 단가계약이 되어 있는 품목은 발주처가 계약단가로 직접 사는 쪽이 시장 변동에 덜 노출되고, 여러 공사에 일괄 공급하면 물량 협상력도 생깁니다. 국가계약법령과 조달사업법령이 일정 규모 이상 공사의 주요 자재를 관급(직접구매) 대상으로 정해 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중소 자재업체 보호와 예산 절감이 목적입니다.
원가계산서에서 관급자재대의 위치
원가계산서를 보면 관급자재대가 어디에 붙는지가 중요합니다. 재료비·노무비·경비를 합한 순공사비에 간접비를 얹어 "공급가액"을 만들고 부가가치세를 더해 "도급예정액"이 나오는데, 관급자재대는 그 아래에 별도 행으로 더해져 "총사업비"를 구성합니다. 즉 도급예정액은 시공사와 계약하는 금액이고, 총사업비는 발주처가 확보해야 할 예산 전체입니다.
이 구조 때문에 관급자재의 부가가치세 처리도 달라집니다. 관급자재는 발주처가 구매하면서 세금계산서를 직접 받으므로, 도급액의 부가가치세 계산 기준(공급가액)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내역서에서 관급 항목의 단가를 도급분과 섞어 집계하면 부가가치세가 이중 계상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하는 실수
관급/사급 구분은 발주처의 방침과 자재 특성에 따라 정해집니다. 설계 초기에 어떤 자재를 관급으로 할지 발주처와 확인해 두면, 내역·원가 단계에서의 되돌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소규모 수해복구 공사라면 통상 레미콘·경계석·관류 같은 규격품은 관급, 모래·쇄석·거푸집 자재 같은 부자재는 사급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5분설계에서는 자재 행마다 사급/관급을 토글로 지정할 수 있고, 관급으로 지정한 자재는 내역서의 관급자재대로 자동 분류되어 원가계산서 총사업비 단계에 반영됩니다.
- 관급자재를 도급액에 이중으로 넣어 공사비가 부풀려지는 경우 — 관급자재대와 직접공사비 양쪽에 같은 자재가 들어간 사례가 의외로 많습니다
- 반대로 사급이어야 할 자재를 관급으로 빼서 시공사 원가가 누락되는 경우
- 조달수수료를 빠뜨리거나 잘못된 기준액에 적용하는 경우
- 설계변경으로 수량이 늘었는데 관급 발주량을 갱신하지 않아 현장에서 자재가 모자라는 경우
- 잔여 관급자재의 반납·정산 절차를 준공 때 놓치는 경우 — 관급자재는 발주처 재산이므로 남으면 반납 대상입니다